2015년 8월 7일 금요일

암살


 영화 보고 왔다. 영화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무위키에 잘 정리되어 있다. (그나저나 이 나무위키도 엔하위키처럼 언젠가 사라져버리는거 아닌가 모르겠네)
 전지현의 연기가 좋다는 말을 많이 듣고 봤는데 아직도 나는 잘 모르겠다. 괜한 선입견인지. 조금 생각해봤는데 전지현이 표정변화의 폭이 조금 적은 것 같다. 말도 억양의 변화가 적은 것 같고. 그래서 약간 단조롭다는 느낌이 있다.
 늦게 들어가서 초반을 조금 못봤는데 오프닝에 데라우치 총독 암살미수 사건이 나온다고 한다. 나중에 호핀에 나오면 봐야겠다.
 전반적으로 특이할 만한 점이 없고 그닥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이 없다. 전지현의 우월한 미모와 기럭지가 중간중간 눈에 띈다. 비싼건지 싼건지 저기 포스터에도 입고 나오는 저 모직코트(모직 맞나?)도 왠지 엄청 좋아 보이고. 역시 옷걸이가 좋아 그런가.
 최동훈 감독이 이것 말고도 <도둑들>, <전우치>, <타짜>, <범죄의 재구성>을 찍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중 <범죄의 재구성>을 제일 좋아한다. <전우치>나 <타짜>도 재미있게 보았고 <도둑들>도 그럭저럭. 그러고 보니 다섯개중에 <암살>이 가장 밋밋한 영화인것도 같고.

 그보다도 영화관에서 <협녀, 칼의 기억>이라는 영화 광고지를 가져왔는데 주연이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이다. 굉장하다. 정말 기대된다. 이병헌 전도연이라니.

2015년 8월 5일 수요일

실패하는 증명

 실패하는 증명은 대부분 자기 자신이 가진 성질을 이용한다. 결국 ‘A는 A다’라는 너무 당연한 말을 비비 꼬아서 적은 것에 불과한 것. 이게 문제가 어려워지면 자기 자신도 속는다. 그 자신을 이용한 것인지 알아내는 것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본질적으로 아주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다. 증명은 무언가를 엄밀하게 정의(define)하는 과정이라고 봐도 좋은데, ‘어떤것을 정의한다’는 문제는 그 자체로 순환적이기 때문이다. ‘뭘 정의를 해야겠으니 그것에 대해 알아야겠는데, 아니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니. 그게 정의라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는 얘기.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대상에 대해 잘 모른다는 데 있다. 정의가 명확하면 이해가 흐릴 수가 없다. 명확한 이해를 위해 정의하고 엄밀한 정의가 더 좋은 이해를 낳는다. 이렇게 선순환 사이클을 타서 무모순성에 얼른 도달해야 그걸 또 다른 곳에 써먹고 하는데, 이 과정이 그리 녹록치가 않다. ‘문제 안에 답이 있다’는 말이나, ‘옳은 답을 얻으려면 옳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다 이 말이다.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벌써

인생이 끝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이도 많고. 별다른 희망도 없고.

오늘은 오래간만에 심야영화를 볼까.

2015년 7월 1일 수요일

간신

 영화관에서는 못보고, 호핀으로 봤는데 듣던 평보다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노골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 묘사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잔인한 장면이 난무하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야하다거나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은 많이 하지 않았다. 아마 나는 차이나타운같은 더 하드코어한 영화들 덕분에 자극의 역치가 매우 높은 모양이다.
 추천할만한 영화다. 배우들도 모두 훌륭하다.


 스틸컷은 마지막 장면. 처음엔 약간 싸게 보인다고 해야하나, 일부러 그렇게 분장을 하고 나와 그런지 비호감이었으나 갈수록 괜찮아진다. 임지연씨보다 이유영씨가 더 예쁘다고 생각한다. 내 이상형은 오히려 임지연씨에 가까운데(수애나 김고은씨 같은 스타일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듯) 아마 이 장면을 포함한 마지막 부분에서 순위가 뒤집어지지 않았나 싶다. 둘 다 한예종 연기과이고 1년 선후배로 원래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한다. Youtube에 둘이 시사회에 나온 영상이 있는데 장소가 건대 롯데시네마다. 아쉽다. 가서 직접 볼 수도 있었을텐데.

2015년 6월 30일 화요일

영화 무뢰한 스틸컷

바로 앞에 영화 무뢰한 이야기를 썼는데, 호핀에 나왔길래 김남길의 ‘그걸 믿냐’부분을 캡쳐했다.

정재곤(김남길 분)이 김혜경(전도연 분)네 집에서 김혜경이 만들어준 잡채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다. 이미지 클릭하면 큰 이미지 나오는데 꼭 보시기를. 전도연의 미묘하고 세밀한, 정밀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감정 컨트롤 및 표정연기가 압권이다.

- 박준길이한테  그 돈 주고, 나랑 같이 살죠
- 영준씨 사기꾼이죠
- 네
- (웃으면서) 내가 더 사기꾼인지도 몰라요.
  영준씨라면 어떻게 할거예요?
- 그냥 돈들고 튀지
- 근데 왜 돈을 구해줘요
- 준길이하고 같이 갈거야?
  준길이 돈줘서 보내버리고 나랑 같이 살면 안될까?
- 진심이야?
진심이야?

이영준(영화속 정재곤의 가명)이 조금 뜸을 들이더니
“그걸 믿냐”하고 약간 장난기 섞인듯 힘빠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대답을 듣고 김혜경이 잡채를 먹는 장면



첨밀밀도 그랬고, 뭔가를 먹는 장면이 서글프다. 가슴에서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을 음식으로 틀어 막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준길(박성웅 분)에게 돈을 주러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김혜경이 묻는다.
-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거 거짓말이죠?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거 거짓말이죠?
- 내 말 믿지 마
- 아냐 진짜같애
아냐 진짜같애




전도연씨는 역시
굉장한 배우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 포스트 쓰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박성웅씨는 공식 블로그도 운영중인것 같다.
첨밀밀도 링크 걸려고 검색해보니 올해 중국에서 개봉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개봉 못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2015년 6월 7일 일요일

무뢰한

영화 무뢰한 보고 왔다.
전도연 데리고 이렇게 영화를 못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떤 장르를 표방하고 만든걸까 하는 생각도 했다(하드보일드 멜로라고 한다).

전도연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티의 옥.
잘하는 수준이 아니다. 잘하는 연기는 실제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현실감을 자극한다고 평소 믿고 있는데 전도연의 연기가 바로 그렇다.
조연이지만 김민재씨의 연기가 매우 돋보였다.

김남길이 ‘그걸 믿냐’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감정을 저렇게도 다룰 수 있구나 싶었다. 영화적으로 어떻게 다루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저런 식으로 다루는 것을 생각해본 것이다. 파괴적이었고 그래서 아주 매력적이었다.

김남길과 박성웅의 격투씬이 멋있다. 그동안 봐왔던 것들과 아주 달랐고, 가장 그럴듯하면서 영화적 요소가 충분한 정말 멋진 씬이라고 생각한다. 격투씬은 리얼하면 할수록 재미가 없고, 공상이 가미되면 가미될수록 현실과 멀어진다. 그 중간지점을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쯤 잡느냐가 연출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짧았지만 단연 만점짜리 액션이었다. 류승완 감독도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니라 서로 부딪히는 힘의 충돌과 액션의 쾌감이 대단했다”라고 말할 정도다.

무뢰한(無賴漢)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았다.
‘賴’자는 의뢰하다가 첫번째 뜻이고 그 외에도 뜻이 굉장히 많은데, 적당한 것을 못 고르겠다.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비슷한 말] 뇌자(賴子).
1) 성품이 막되어
2)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3)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4) 불량한 짓을 하며
5) 돌아다니는 사람

무뢰한이 되려면 꽤나 조건이 까다롭다는 생각을 했다.
비슷한 말이 ‘뇌자(賴子)’라고 한다. 無賴漢의 漢이 賴子의 子와 같다는 것을 고려하면 賴子와 無賴漢은 반의어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특이하다.


2015년 6월 3일 수요일

여자로 산다는 것은

여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남자와 어떻게 다를까.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아니면 미국에서? 아니면 아프리카에서? 이런 밑도 끝도 근거도 없는 생각을 하다가 여자 나름이라는 또다시 밑도 끝도 없는 결론을 내렸다. 특별한 삶을 사는 여자도 있을 것이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잘 구분할 필요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그렇다면 남자도 그럴 것인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아주 평범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어떤면에서는 굉장히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 같다는 결론을 얻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