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0일 수요일

pm 11:25

한것도 없는데 이시간이다.
아마 내 인생도 이와 같을 것이다. 딱히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의미없는 지루함.

2014년 12월 8일 월요일

결혼

 만일 결혼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기능적으로 보충하고, 따로 살았을 경우 중복으로 투자되어야 하는 값비싼 자원들(집이나 차 기타)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효율을 꾀하고, 혹여 각자가 가진 사회적 위치가 서로에게 이용가치가 있어 그 시너지를 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투여될 비용을 줄이고,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 결코 녹록치 않은 세상살이를 조금이라도 더 용이하게 만드는 ‘패거리 응집’의 과정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할 필요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는 ‘같이’ 하려고 결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효율적으로 말이다.

2014년 11월 29일 토요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中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시집 <게눈 속의 연꽃> 中

2014년 11월 18일 화요일

상의(相議)

책을 읽거나, 돈을 주는 사람의 명령에 따라 적당한 곳에 잘 앉아있거나, 협의가 필요한 사람과 상의를 해야겠다. 협의가 필요하다는 뜻은,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에 협의를 해야만 하거나 돈이 주는 의무로 강제되는 협의를 해야 하거나, 그런 뚜렷한 의무가 없더라도 적어도 사회적 인간으로서 해야할 최소한의 도리로라도 뜻을 맞추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상의할 것이 없거나 상의할 시간이 없을 때, 어떤 이유로든 상의하고 있지 않을 때는 책을 읽는 것이다. 책도 읽지 않고 상의하고 있지도 않은 순간에는 돈에 따른 의무를 다하려고 혹은 다 하는 척이라도 하려고 할 것이다. 일단 앞으로의 생활방식은 이런방향으로 당분간 유지하도록 한다.

2014년 9월 26일 금요일

인터파크 홈스토리 이사 후기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오면서 이사업체를 골라야 했다. 항상 웹에서 검색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업체들 중에 한군데로 했는데, 인터파크 홈스토리 라디오 광고를 듣고서 거기에 신청을 했다.
 결국 결론은 알고보니 거기도 인력사무소였다는 것. 여튼 한번 해보니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이사중에 최악이었다. 정말 그렇게 최악일 수가 없었다. 전혀 인력관리가 안되는 모양이다. 물건 파손도 한두군데가 아니고(이사를 여러번 해보아서 이사도중에 어느정도 파손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알고 있다), 짐정리도 다 안해주고 간다. 더러운 손으로 이불등 만지는 것은 기본. 
 오픈마켓처럼 후기쓰는 곳이나 평가하는 곳이 없나 해서 찾아보니 그런곳도 없다.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사근사근 첫눈이 - 이화은

분류없음 2013/12/31 10:32


엎드려 사는 여자 - 이수익

분류없음 2014/01/03 00:44


묵 값은 내가 낼게 - 이종문

분류없음 2014/01/03 00:45


이층에서 본 거리 - 김지혜

분류없음 2014/03/11 02:31


반지

분류없음 2014/04/15 01:06


반지를 잃어버린것 같다
소중한 반지인데
어디서 잃어버린건지 언제 잃어버린건지도 잘 모르겠다
찾았으면 좋겠다.

태연한 인생 - 은희경

scrap 2014/07/07 01:08

(책의 가장 처음)

     아주 오래 전 어느 봄날 류의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다.

     그녀는 공중전화부스의 유리에 기댄 채 통화를 하고 있었다. 가냘픈 몸매에 물방울무늬가 들어간 연녹색 원피스와 흰 스웨터 차림이었다. 한손으로 전화기를 귀에 대고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그녀의 얼굴은 희고 투명했다. 옆구리에는 책과 노트를 끼고 있었다. 속눈썹이 긴 그녀의 눈은 꿈꾸듯 먼 허공을 보았고 입술은 장미꽃잎처럼 윤기가 흘렀다. 상아로 깎은 듯한 턱이 살짝 위로 들려서 목선을 한층 우아하게 만들어주었다. 두 뺨은 복숭앗빛으로 물들어 있었는데 말을 할 때마다 그 위로 검은 단발머리가 조금씩 출렁거렸다. 류의 아버지는 그 눈빛과 뺨과 입술의 움직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상대의 말을 들을 때 그녀는 밤색 구두의 앞부리를 들고 굽으로 바닥을 가볍게 톡톡 쳤다. 숙인 얼굴 위로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면서 뒷목의 작고 둥근 뼈가 드러낫다. 갑자기 그녀의 동작이 멈췄다. 다음 순간 그녀의 표정이 굳고, 그런 다음 조용히 웃음을 지었을 때, 그리고 그녀의 얼굴 가득 그 웃음이 퍼져나가면서 마치 봄 햇살이 비쳐든 듯 갑자기 전화부스 안이 환해졌을 때, 엄청난 볼티지의 전율이 류의 아버지의 심장을 강타했다. 그녀로부터 흘러나온 그 강력한 빛은 순식간에 류의 아버지가 서 있는 곳까지 뻗어나와서 그의 두 발목을 꽉 붙잡았다. 

     그곳은 대학교 앞의 버스정류장이었다. 류의 아버지는 물론 자기의 집 방향과 상관 없이 그녀가 타는 버스에 뒤따라 탔다. 그날이 류의 부모가 처음 만난 날이었다. 

     두 사람은 같은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아버지는 졸업반인 어머니보다 한 학년 아래였다.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문제라면 어머니에게 애인이 있다는 점이었다. 어머니는 마음을 쉽게 바꾸지 않는 순정파였다. 그것은 오히려 류의 아버지가 사로잡힌 맹렬한 불꽃에 산소가 포화된 바람을 불어넣었다. 아버지의 갈망은 산불처럼 타올랐다. 즉각 자신의 모든 낭만적 기질과 무분별한 행동력을 총동원한 끈질긴 구애가 시작되었다. 어머니를 뒤따라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전교생이 목격할 수 있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술 취한 사람처럼 웃고 비틀거렸다. 몽유병처럼 홀려 있었고 장님처럼 맹목이었다.

(중간쯤)

    가난한 유학생이 외국인의 입주 가정부가 되어서 창밖을 바라보며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던 어떤 여름 오후. 스러지는 햇빛 아래 나무의 긴 그림자가 마치 자신의 인생의 퇴락처럼 힘겹게 빛과 모양을 유지하려 애쓰며 바래가던 날, 어머니는 자기 앞에 다가와 있는 상실의 세계를 보아버렸다. 이제부터는 쓸쓸할 줄 뻔히 알고 살아야 한다. 거짓인 줄 알면서도 틀을 지켜야 하고 더상 동의하지 않게 된 이데올로기에 묵묵히 따라야 하는 것이다. 어머니는 그 세계를 물끄러미 응시했다. 세계를 믿지 않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달리 무엇을 믿는단 말인가. 상실은 고통의 형태로 찾아와서 고독의 방식으로 자리잡는 것이었다.

(책의 가장 마지막 파트. <류의 노래>中)

     아주 오래전 어느 봄날 류의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보았다. 그녀는 공중전화부스의 유리에 기댄 채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그녀의 눈빛과 입술과 상기된 표정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한순간 그녀의 얼굴로 웃음이 퍼져나갔을 때 봄 햇살이 비쳐든 듯 전화부스 안이 환해지면서 엄청난 볼티지의 전율이 아버지의 심장을 강타했다. 류의 아버지는 즉시 사랑에 빠졌다. 몽유병자처럼 비틀거리며 장님처럼 맹목으로 그녀에게 달려갔고 그녀로 하여금 그 부스에서 통화하던 남자를 버리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류의 어머니는 애인을 배신하고 류의 아버지와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생활 내내 고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류는 어머니의 이혼과 재혼 모두 고독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그녀다운 이지적인 독립심으로 고독의 침전물 속에서 자유로움과 평화를 찾아냈고 그 범주 안에서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복수심 때문도 아니었다. 함께 사는 동안에도 이미 품위있고 차가운 방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아버지와 분리시켜왔다. 복수라면 아버지를 고독하게 만든 것으로 충분했다. 아버지를 향한 복수는 아니었다. 자신을 고독으로 이끈 매혹의 세계에 복수한 것이었다 류의 아버지가 사랑에 빠진 것은 다른 남자와 통화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아버지를 어머니에게로 이끌었던 매혹은 처음부터 배신 속에서 잉태되었다. 어머니는 그 매혹을 고독으로 환산함으로써 운명에게 갚아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작될 때처럼 불현듯 끝났다.  어느 휴일 오후 어머니가 뒷마당 덱의 피크닉 테이블에서 홍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을 때 먼지를 뒤집어쓴 아버지의 낡은 지프가 모습을 나타냈다. 차에서 내린 아버지는 어머니를 발견하고 손을 번쩍 들어 보인 다음 성큼성큼 집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책을 읽었다. 두시간쯤 뒤 책을 덮고 찻잔을 챙겨 일어나던 어머니는 피크닉 테이블 앞에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뭔가 일어났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무엇인지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어머니는 고개를 들어 지난 주말 자신이 깎아놓은 잔디와 그 사이사이 돋아난 노란 민들레에 무심한 눈길을 던졌고 한참 뒤에야 보름 동안 소식을 몰랐던 아버지가 집에 돌아왔다는 걸 기억해냈다. 어머니는 다시 의자에 앉았다. 햇살은 부드럽고 대기는 맑았으며 꽃향기 섞인 미풍이 불어오는 멋진 날씨였다. 옆집의 노부부는 이층 발코니에 의자를 내놓고 썬글라스를 쓰고 앉아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 꼬리 긴 다람쥐 한마리가 천칭 모양의 새 모이통에 매달려 그네를 타듯 흔들흔들 씨앗을 훔쳐 먹는 중이었다. 어머니는 눈을 들어 담장 아래 잎이 무성한 삼나무 세 그루를 바라보았다. 이사 온 첫날 어린 류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운 류의 아버지가 그 나무 사이사이로 곡선을 그으며 페달을 밟는 모습이 스쳐갔다. 짧은 머리를 나풀대며 그때와 똑같은 동선으로 혼자 자전거를 타던 소녀 류의 모습도 보였다. 어머니는 또 마른 흙으로 덮인 작은 화단을 보았다. 아버지가 비료를 여덟 부대나 사온 뒤 이틀 동안 삽으로 갈아엎어 밭으로 만들고 채소 모종을 잔뜩 심었지만 물을 주지 않아 모조리 말라 죽은 뒤 아무것도 심지 않게 된 화단이었다. 어머니는 정원 장화를 신고 화단 한가운데 호스를 들고 서 있던 어린 류의 젖은 머리카락과 울먹이는 얼굴을 보았다. 어느 황금연휴 내내 아버지는 뒷마당에서 스케치 도면과 목공기구들에 둘러싸여 어린이용 책상을 만들었다. 류의 열세번째 생일선물이 될 줄 알았던 그 책상은 연필로 눈금이 표시된 몇개의 이어진 판자의 상태로 차고 어딘가에 처박혀 있었다. 어머니는 또 류와 어머니가 배드민턴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버렸을 때 덱에서 고기를 굽던 아버지가 달려가서 뛰어넘었던 쥐똥나무 담장을 보았다. 그사이 고기는 다 타버렸고 저녁으로 햄버거를 사러 갔던 아버지는 취해 돌아왔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보았다. 햇볕 좋은 날 헤드폰을 낀 채 해먹 위에서 모로 누워 잠들어 있던 아버지의 달큰한 숨소리와 배 위에서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던 얇은 린넨 담요, 그리고 땀이 찬 헤드폰을 빼거나 햇빛에 달궈진 담요를 걷으면 그 즉시 눈을 뜨던 아버지의 화난 얼굴. 살아오는 동안 그런 낯선 얼굴과 부닥친 순간이 얼마나 많았던가. 어머니는 그 시간 너머를 보기 시작했다. 그 나라로 떠나오기 전 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캠퍼스와 거리들, 어깨에 두르고 있던 아버지 팔의 힘, 너털웃음, 벚꽃잎이 날리던 밤의 고궁, 골목의 포장마차에서 새어나오던 불빛, 비 오는 밤 술집 탁자 아래에서 잡았던 차고 축축한 손바닥, 아버지가 쓴 편지 겉봉의 큼지막한 글씨, 빛바랜 티셔츠에서 나던 빨랫비누 냄새와 푸른 잉크가 묻어 있곤 했던 팔꿈치, 그리고 아버지의 노랫소리와 숨 가쁜 맹세들을 보았다. 마치 천문학자들이 어느 별에선가 시작되어 우주를 통과하는 동안 그 거리만큼의 과걸르 갖게 된 빛을 바라보듯이, 그 빛이 담고 있는 천체와 그보다 더 먼 과거로 존재하는 별의 시간을 보듯이 보았다. 그리고 그것들이 더이상 아무런 회한도 그리움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는 것까지를 보았던 것이다. 자신은 사라져버린 별을 너무 오래 바라보고 있었다. 사라진 것은 완결된 것이며 완결된 것은 변하지 않는다. 죽은 것이다. 어머니는 눈을 감았다. 고독 역시 스스로 의식함으로써 살아 있을 뿐이었다. 이유를 깨달았다거나 시간에 지쳤다거나 하는 명분은 어리석고 공허했다. 어떤 일이든 때가 되었기 때문에 종결되는 것이며 때가 되었다는 말은 그때를 알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중략) 

    살아오는 동안 류를 고통스럽게 했던 수많은 증오와 경멸과 피로와 욕망 속을 통과한 것은 어머니의 흐름에 몸을 실어서였지만 류가 고독을 견디도록 도와준 것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삶에 남아 있는 매혹이었다. 고독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 적요로운 평화를 주었다. 애써 고독하지 않으려고 할 때의 고립감이 견디기 힘들 뿐이었다. 타인이란 영원히 오해하게 돼 있는 존재이지만 서로의 오해를 존중하는 순간 연민 안에서 연대할 수 있었다. 고독끼리의 친근과 오해의 연대 속에 류의 삶은 흘러갔다. (하략)

2014년 7월 24일 목요일

이상(李箱) 연서(戀書) 전문

뉴스기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7029705&sid1=001&lfrom=facebook
현대문도 있는 기사는 여기인데, 현대문이 잘 옮겨진 것인지 의문스러운 구석들이 있어 내가 직접 옮겨보았다. 이것은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옮긴 것이니 신문기사에 실린 것이 더 신뢰할만 한 것이다.


 지금 편지를 받았으나 어쩐지 당신이 내게 준 글이라고는 잘 믿어지지 않는 것이 슬픕니다. 당신이 내게 이러한 것을 경험하게 하기 벌써 두 번째 입니다. 그 한번이 내 시골 있던 때입니다.

 이런 말하면 우스울 지 모르나 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입니다. 나는 다시금 잘 수가 없어지고 이젠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고까지 합니다.

 혹 나는 당신 앞에 지나친 신경질이었는지 모르나 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느날 나는 확실히 알았고… 그래서 나는 돌아오는 걸음이 말할 수 없이 허전하고 외롭습니다. 그야말로 묘연한 시욋길을 혼자 걸으면서 나는 별 이유도 까닭도 없이 자꾸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 죽을 뻔 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로 나는 당신에게 긴 편지를 씁니다. 물론 어린 애같은, 당신 보면 웃을 편지입니다.

 “정희야, 나는 네 앞에서 결코 현명한 벗은 못됐었다. 그러나 우리는 즐거웠었다. 내 이제 너와 더불어 즐거웠던 순간을 무덤 속에 가도 잊을 순 없다. 하지만 너는 나 처럼 어리석진 않았다. 물론 이러한 너를 나는 나무라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제 네가 따르려는 것 앞에서 네가 복되고, 밝기가 거울 같기를 빌지도 모른다.

 정희야,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정희야, 이건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라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왠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따구니도 좋다.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해 너를 위해 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야공(夜空: 저녁 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잠잠히 살아가련다…”

 하는 어리석은 수작이었으나 나는 이것을 당신께 보내지 않았습니다. 당신 앞엔 나보다도 기가 차게 현명한 벗이 허다히 있을 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지 나도 당신처럼 약아보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 러나 내 고향은 역시 어리석었던지 내가 글을 쓰겠다면 무척 좋아하던 당신이– 우리 글을 쓰고 서로 즐기고 언제까지나 떠나지 말자고 어린애처럼 속삭이던 기억이 내 마음을 오래도록 언짢게 하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나는 당신을 위해– 아니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다고 해서 쓰기로 한 셈이니까요–.

 당신이 날 만나고 싶다고 하니 만나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 맘도 무한히 흩어져 당신 있는 곳엔 잘 가지지가 않습니다.

 금년 마지막날 오후 다섯시에 후루사토[故鄕]라는 집에서 만나기로 합시다.

 회답 주시기 바랍니다. 李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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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전 블로그에는 글이 1452개가 있는데 어느세월에 옮겨오나 생각하다가 그 글이 근 10년간 모은 글임을 생각해보면 그냥 수작업으로 설렁설렁 해도 몇달 안에 넉넉하게 끝나겠다 생각이 들어 지금부터 조금씩 옮겨보기로 한다.

daum이 인수되는 바람에 티스토리도 언제 없어질지 몰라 미리미리 대피중.

언제

분류없음 2014/04/15 13:48

어디서 잃어버린건지도 잘 모르게 사라져버린, 정확히 186만원짜리 내 반지에 대해 생각하다가 내가 이전보다 더욱 더 한심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