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0일 화요일

영화 무뢰한 스틸컷

바로 앞에 영화 무뢰한 이야기를 썼는데, 호핀에 나왔길래 김남길의 ‘그걸 믿냐’부분을 캡쳐했다.

정재곤(김남길 분)이 김혜경(전도연 분)네 집에서 김혜경이 만들어준 잡채 먹으면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다. 이미지 클릭하면 큰 이미지 나오는데 꼭 보시기를. 전도연의 미묘하고 세밀한, 정밀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감정 컨트롤 및 표정연기가 압권이다.

- 박준길이한테  그 돈 주고, 나랑 같이 살죠
- 영준씨 사기꾼이죠
- 네
- (웃으면서) 내가 더 사기꾼인지도 몰라요.
  영준씨라면 어떻게 할거예요?
- 그냥 돈들고 튀지
- 근데 왜 돈을 구해줘요
- 준길이하고 같이 갈거야?
  준길이 돈줘서 보내버리고 나랑 같이 살면 안될까?
- 진심이야?
진심이야?

이영준(영화속 정재곤의 가명)이 조금 뜸을 들이더니
“그걸 믿냐”하고 약간 장난기 섞인듯 힘빠진 목소리로 대답한다.
대답을 듣고 김혜경이 잡채를 먹는 장면



첨밀밀도 그랬고, 뭔가를 먹는 장면이 서글프다. 가슴에서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것을 음식으로 틀어 막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박준길(박성웅 분)에게 돈을 주러 같이 차를 타고 가다가 김혜경이 묻는다.
-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거 거짓말이죠?
나랑 같이 살고 싶다고 그런거 거짓말이죠?
- 내 말 믿지 마
- 아냐 진짜같애
아냐 진짜같애




전도연씨는 역시
굉장한 배우다.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 포스트 쓰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박성웅씨는 공식 블로그도 운영중인것 같다.
첨밀밀도 링크 걸려고 검색해보니 올해 중국에서 개봉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개봉 못했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2015년 6월 7일 일요일

무뢰한

영화 무뢰한 보고 왔다.
전도연 데리고 이렇게 영화를 못만들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이 영화는 어떤 장르를 표방하고 만든걸까 하는 생각도 했다(하드보일드 멜로라고 한다).

전도연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티의 옥.
잘하는 수준이 아니다. 잘하는 연기는 실제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현실감을 자극한다고 평소 믿고 있는데 전도연의 연기가 바로 그렇다.
조연이지만 김민재씨의 연기가 매우 돋보였다.

김남길이 ‘그걸 믿냐’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감정을 저렇게도 다룰 수 있구나 싶었다. 영화적으로 어떻게 다루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저런 식으로 다루는 것을 생각해본 것이다. 파괴적이었고 그래서 아주 매력적이었다.

김남길과 박성웅의 격투씬이 멋있다. 그동안 봐왔던 것들과 아주 달랐고, 가장 그럴듯하면서 영화적 요소가 충분한 정말 멋진 씬이라고 생각한다. 격투씬은 리얼하면 할수록 재미가 없고, 공상이 가미되면 가미될수록 현실과 멀어진다. 그 중간지점을 어떤 경로를 통해 어디쯤 잡느냐가 연출의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짧았지만 단연 만점짜리 액션이었다. 류승완 감독도 “액션을 위한 액션이 아니라 서로 부딪히는 힘의 충돌과 액션의 쾌감이 대단했다”라고 말할 정도다.

무뢰한(無賴漢)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궁금해져서 사전을 찾았다.
‘賴’자는 의뢰하다가 첫번째 뜻이고 그 외에도 뜻이 굉장히 많은데, 적당한 것을 못 고르겠다.
성품이 막되어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불량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 [비슷한 말] 뇌자(賴子).
1) 성품이 막되어
2) 예의와 염치를 모르며
3) 일정한 소속이나 직업이 없이
4) 불량한 짓을 하며
5) 돌아다니는 사람

무뢰한이 되려면 꽤나 조건이 까다롭다는 생각을 했다.
비슷한 말이 ‘뇌자(賴子)’라고 한다. 無賴漢의 漢이 賴子의 子와 같다는 것을 고려하면 賴子와 無賴漢은 반의어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특이하다.


2015년 6월 3일 수요일

여자로 산다는 것은

여자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남자와 어떻게 다를까.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아니면 미국에서? 아니면 아프리카에서? 이런 밑도 끝도 근거도 없는 생각을 하다가 여자 나름이라는 또다시 밑도 끝도 없는 결론을 내렸다. 특별한 삶을 사는 여자도 있을 것이고 여자인지 남자인지 잘 구분할 필요도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그렇다면 남자도 그럴 것인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물론 아주 평범하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어떤면에서는 굉장히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 같다는 결론을 얻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