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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30일 목요일

세상에 없는 나의 집

 아버지는 유에게 새 옷과 새 공책, 그리고 도시 애들이 쓴다는 귀한 샤프연필과 장난감을 주고 갔다. 유를 알아보고 두 손을 유의 좁은 겨드랑이에 껴넣어 자신의 머리 위까지 높이 추켜들면서 아버지는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어쩌다 놀러 온 먼 친척처럼, 또는 안면을 익히고 지내는 다정한 손님 아저씨처럼 언제든지 떠나갔다.
─ 금희 소설집『세상에 없는 나의 집 』중 「 월광무」일부

우리 아이들도 나를 이렇게 생각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15년 11월 24일 화요일

글쓰기에 관한 조언

원문 : http://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201513


12. 그 순간 나오는 생각을 적어라. 골똘히 짜내지 않은 생각들이 보통 가장 가치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
13. 내가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냐고? 지어낸다. 다 내 머리 속에서 나온다. (닐 가이먼)
17. 아마추어들이 영감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 프로들은 일어나서 일하러 간다. (스티븐 킹)
19.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두려움이 ‘잘 해내지 못한다’는 두려움을 초월할 때, 비로소 일하기 시작한다.  (알랭 드 보통) 
23. 재능은 싸구려다. 중요한 건 훈련이다.  (앙드레 드뷔)
29. 가능한 한 자주 글을 써라. 그게 출판될 거라는 생각으로가 아니라, 악기 연주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J.B. 프리슬리)
32. 매우 일찍 일어나서 바로 일을 시작해라. 먼저 일하고, 씻는 건 나중에 해라. (W.H. 오든)


인상적이거나 마음에 드는 것들을 뽑아본 것인데 가만 보니 내가 ‘해야 할 일’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모양.

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페렐만

 특별한 재능을 지닌 학생 열 명을 비롯해서 총 서른다섯 명의 청소년들을 맡은 리지크는, 그들의 담임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불가능한 과제라고 느꼈다. 수학 클럽 아이들은 전부 제각각이었다. 경이로운 영재인 알렉산드르 골로바노프는 맨 앞에 앉아서 “다른 학생들이 입을 여는 것을 허용하지 않곤 했습니다”라고 리지크는 회고했다. 그리샤 페렐만은 뒤에 앉았다. 그는 해답이나 설명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때 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 때는 손을 들곤 했지요.” 리지크는 페렐만의 동작을 흉내내려고 책상 위에 얹었던 손을 살짝만 들어 올렸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동작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말은 최종 판결이었어요.” 게다가 페렐만은 다른 비범한 학생들이 하는 짓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그는 수업 시간에 한눈을 팔면서 이를테면 다른 문제를 푸는 일이 결코 없었다. 그는 가만히 앉아서 실질적으로 그에게 소용이 없는 논의를 경청했다. 규칙은 규칙이었고, 학생은 수업중에 경청해야 마땅했으니까.
 리지크는 예전에도 페렐만 같은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 아이가 매년 입학합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특이하게도 그들은 예외적일 정도로 겸손했습니다. 자만심 따위는 전혀 없었지요. 나는 그것이 미래에 특별한 인물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골로바노프 같은 아이들도 봤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뤘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들은 대학교수의 수준에서 멈춥니다. 그 수준을 넘어서는 아이들은 성품이 달라요.” 리지크는 노련한 교사의 눈으로 경외심을 일으키는 학생 페렐만을 발굴했다. (pp.78~79)
 나머지 경우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데올로기 강의뿐 아니라 성적 미달자들을 위한 대형 강의, 그리고 자기가 전공하려는 영역 바깥의 강의를 빼먹을 구실을 만드느라 바빴다. 그러나 예외가 있었으니, 당연히 페렐만이었다. 그는 모든 강의에 참석했다. 그의 성적은 5점 만점에 4점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으므로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도 대형 강의까지 들었다.
 골로바노프는 마르크스주의 강의들을 “미친 과목들”이라고 불렀다. 페렐만은 그것들을 학업의 일부로 받아들였고, 대단한 압축력을 지닌 자신의 뇌를 학우들을 위해 사용했다. “이 대목에서 그리샤의 명확한 정신이 매우 요긴했습니다”라고 골로바노프는 회고했다. “그 과목들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무의식의 흐름과도 같아서 전부 다 처리하든지, 아니면 아예 무시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전자는 평범한 인간에게는 불가능했고, 후자는 위험했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그리샤는 그 과목들에서도 생각의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따라서 그 모든 미친 과목들에 관한 그의 노트는 우리에게 매우 소중했습니다.” (pp.115~116) 

‘세상이 가둔 천재 페렐만’ 중에서 

2015년 8월 28일 금요일

무화과 꿈 - 심보선 中

나는 가끔 그대 소식을 듣네
그대는 유명인사 장례식에 참석하는
유명인사가 되었고
그대는 더 아름다워졌다고 하네

나는 가끔 궁금해지네
그대는 몇 살까지 아름다울까

2015년 4월 22일 수요일

어떻게 하면 엘론 머스크같은 위인이 될까?

원글은 Quora에 있고, 원제는 좀 더 길다.
‘어떻게 하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리차드 브랜슨같이 위대해질 수 있나요’

온라인 질문 사이트 쿠오라 (Quora) 에 올라온 질문, “어떻게 하면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엘론 머스크, 리차드 브랜슨처럼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나요? ” 라는 질문에 엘론 머스크의 전처이자 작가인 저스틴 머스크가 답글을 달았습니다. 
‘굉장한’ 성공은 ‘굉장한’ 성격과 수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굉장한’ 성공은 일반적인 성공과 다르므로 더 좋은 인생을 살기 위해 리처드 브랜슨이나 엘론 머스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적당히 성공하는 것이 행복해질 확률이 더 높습니다. 굉장한 성공을 거두는 이들은 보통 사람을 위한 세상을 살아가기가 불편한 괴짜들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만의 전략을 세우고, 나이가 들면서 그 전략을 다른 것들에도 적용하면서 세상을 바꾸어나가죠. 그들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들이 약간 미쳤다고 느낄 겁니다. 
집착하세요. Be obsessed.
집착하세요.
집착하세요. 
집착하고 있지 않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멈추고 당신을 집착하게 만드는 일을 찾으세요. 자아가 있는 것은 좋지만, 꿈꾸는 것이 충분히 큰 사안이라서 주변 사람들도 당신에게 영감을 받아야 합니다. ‘높은 목표’는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고 당신이 한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주위 사람들이 입에 발린 말을 하기 시작할 때도 흔들리지 않고 당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죠.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일을 하는 게 아닙니다. 당신이 매료된 목표를 추구하고 있고, 그 과정이 당신을 사로잡고 있어서 하는 겁니다. 굉장한 사람들은 잘 돌아가는 두뇌와 능력에 더해 미친 듯이 열심히 일합니다. 일 자체에 사로잡혀있지않다면 중간에 방전되거나, 지쳐 떨어지거나, 아니면 더 굉장한 경쟁자가 나타나 당신을 짓밟고 지나가 결국에 울고 말게 될 겁니다. 
큰 도전 과제가 나타날 때까지는 당신이 집착하는 것을 쫓아가세요. 이 도전 목표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당신의 목숨을 바쳐 쫓고 싶을 만큼 큰 문제여야 합니다. 이 목표를 찾는 데만 몇 년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여러 분야를 탐색하고, 선과 점을 이어가면서 큰 그림을 그려가는 거죠. 
초인적인 에너지와 체력도 중요합니다. 타고나지 않았다면, 가능한 좋은 몸과 체력을 키워야합니다. 시차 적응에 정신적 피로, 격렬하게 파티하는 기간, 외로움, 의미없는 미팅들의 연속, 큰 장애물, 가족 문제, 얼굴을 보기 어려운 배우자와의 문제, 우울해지는 밤, 당신을 괴롭히는 사람들, 수면 부족, 그리고 더 심한 수면 부족에 시달릴 겁니다.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세요. 그 값을 할 겁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다루는지 배워야 합니다. 결국, 스트레스가 대부분 사람을 망가뜨리거든요. 
이미 존재하는 길이나, 당신의 롤모델을 쫓아가지 마세요. “다음 단계”란 없습니다. “굉장한” 성공은 다른 성공과 다릅니다. 이미 입증된 방식이 있다면, 아마 이들에게는 맞지 않을 겁니다. 이들은 이들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로 자신에게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새로 찾아야합니다. 그들은 기존의 조직에 적응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창업가의 길을 택한 겁니다. 난독증, 자폐증, 주의력 결핍장애에, 블록을 맞추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화나게 하며, 논쟁에 말려들고, 보트를 뒤흔드며, 서무적인 일을 비웃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키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메꿔줄 수 있는 그 분야에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거나, 두려워하더라도 어쨌든 계속 헤쳐나갑니다. 모든 이의 주목을 받는 극적이고 화려하며 창피한 실패 이후에도 이를 다르게 바라보며 실패가 아닌 걸로 만들어버립니다. 다른 사람들이 겪지 않는 실패를 겪으면, 그들이 모르는 것들을 배우죠. 그렇게 점점 단단해져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런 글을 읽고 있지 않을 겁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게 아닙니다. 저도 이런 글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대신 알렉산더 제왕이나 예카트리나 대제처럼 그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위인의 일대기를 읽을 겁니다. 인터넷 서핑은 시간을 잡아먹고, 그들은 자신의 시간이 귀중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거든요. (Justin Musk, Quora)




2014년 7월 24일 목요일

이상(李箱) 연서(戀書) 전문

뉴스기사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7029705&sid1=001&lfrom=facebook
현대문도 있는 기사는 여기인데, 현대문이 잘 옮겨진 것인지 의문스러운 구석들이 있어 내가 직접 옮겨보았다. 이것은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옮긴 것이니 신문기사에 실린 것이 더 신뢰할만 한 것이다.


 지금 편지를 받았으나 어쩐지 당신이 내게 준 글이라고는 잘 믿어지지 않는 것이 슬픕니다. 당신이 내게 이러한 것을 경험하게 하기 벌써 두 번째 입니다. 그 한번이 내 시골 있던 때입니다.

 이런 말하면 우스울 지 모르나 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입니다. 나는 다시금 잘 수가 없어지고 이젠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고까지 합니다.

 혹 나는 당신 앞에 지나친 신경질이었는지 모르나 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느날 나는 확실히 알았고… 그래서 나는 돌아오는 걸음이 말할 수 없이 허전하고 외롭습니다. 그야말로 묘연한 시욋길을 혼자 걸으면서 나는 별 이유도 까닭도 없이 자꾸 눈물이 쏟아지려고 해서 죽을 뻔 했습니다…

 집에 오는 길로 나는 당신에게 긴 편지를 씁니다. 물론 어린 애같은, 당신 보면 웃을 편지입니다.

 “정희야, 나는 네 앞에서 결코 현명한 벗은 못됐었다. 그러나 우리는 즐거웠었다. 내 이제 너와 더불어 즐거웠던 순간을 무덤 속에 가도 잊을 순 없다. 하지만 너는 나 처럼 어리석진 않았다. 물론 이러한 너를 나는 나무라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제 네가 따르려는 것 앞에서 네가 복되고, 밝기가 거울 같기를 빌지도 모른다.

 정희야,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정희야, 이건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라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왠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따구니도 좋다.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해 너를 위해 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야공(夜空: 저녁 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잠잠히 살아가련다…”

 하는 어리석은 수작이었으나 나는 이것을 당신께 보내지 않았습니다. 당신 앞엔 나보다도 기가 차게 현명한 벗이 허다히 있을 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단지 나도 당신처럼 약아보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 러나 내 고향은 역시 어리석었던지 내가 글을 쓰겠다면 무척 좋아하던 당신이– 우리 글을 쓰고 서로 즐기고 언제까지나 떠나지 말자고 어린애처럼 속삭이던 기억이 내 마음을 오래도록 언짢게 하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나는 당신을 위해– 아니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다고 해서 쓰기로 한 셈이니까요–.

 당신이 날 만나고 싶다고 하니 만나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내 맘도 무한히 흩어져 당신 있는 곳엔 잘 가지지가 않습니다.

 금년 마지막날 오후 다섯시에 후루사토[故鄕]라는 집에서 만나기로 합시다.

 회답 주시기 바랍니다. 李箱